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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일상생활정보

대학생도 가능한 영화, 방송 보조 출연(엑스트라) 알바 실제 경험담 (일당, 시급, 촬영시간)

by 머니블루 2022.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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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저는 아르바이트로 방송 보조 출연, 일명 엑스트라라는 것을 해봤는데, 주변 분들과 이야기 해보면 생각보다 사람들이 잘 알지를 못하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보조 출연이란게 어떤건지, 알바 체험 후기 그리고 보조 출연을 하려면 어떻게 신청하는지 등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다만, 워낙 오래전에 한 탓에 급여나 시스템이 조금 바뀌었을 수 있으니, 감안해서 재미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보조 출연자(엑스트라)

 

 드라마를 보다보면, 우리가 잘 아는 주·조연 배우들 말고도 그 주변으로 행인부터 카페 점원까지 많은 등장 인물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대사 한마디 없는 보조 출연자, 흔히 말하는 엑스트라입니다. 

 

사극 보조 출연자 촬영 대기중
사극 보조 출연자 촬영 대기중

 

 보조 출연자(엑스트라) 공급 회사

  우리나라에서 보조 출연자를 관리하는 곳으로는 대표적으로 '한국예술', '서울예술'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크고 작은 회사가 있겠지만, 두 곳이 대표적입니다. 한국예술은 주로 KBS와 MBC에 보조 출연자를 공급하며, 서울예술은 SBS쪽에 공급합니다. 아마도 여러분들이 드라마를 다 보고 엔딩크레딧까지 유심히 보셨다면, 마지막 부분에 '한국예술'이라는 문구를 보실 수 있었을겁니다. 오늘부터라도 한번 유심히 보세요. 

  제가 소속됐던 곳은 그 중에 한국예술이고,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입니다. 시간이 지났어도 그 지위가 바뀌었을것 같진 않습니다. 지도로 검색해보니 여전히 여의도에 있군요. 

 

 보조 출연자(엑스트라) 신청 방법

 

   제가 보조 출연 알바를 하게 된 계기는 직장을 잠깐 쉬게 된 때가 있었는데, 기간이 애매해서 마땅히 할 알바를 찾지 못하고 있었을때, 예전에 보조 출연을 해봤던 친구의 소개로 하게 되었습니다. 따로 구직광고를 내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전화번호를 찾아서 연락하고 방문해야 합니다만, 저는 친구를 통해서 연락처를 받았기 때문에 가서 등록 절차만 거치면 됐습니다.

  방문 신청을 하게 되면, 이력서를 작성한 후 지부장님과 면담을 하게 되고, 알바 가능 시간대와 가능한 특기 등을 물어보고, 보조 출연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 절차에 대해서 이야기해 줍니다.

 

 보조 출연 알바 시급(일당)

 

  보조출연을 했던 당시 기본급은 하루 일당으로 대략 3만원 조금 넘었었습니다. 알바했던 시점이 꽤 오래전이라 지금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한 시급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당시 물가와 최저임금 대비로는 그렇게 낮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아래의 알바 일과를 보시면 알겠지만 거의 대부분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대기 시간입니다. 실제 촬영에 참가하는 시간은 길면 3~4시간, 짧으면 10분 이내에 끝나기도 합니다. 따라서, 실제 촬영시간 대비로는 그렇게 낮은 알바 시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고스란히 제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죠. 

 

  기본급이 3만원이긴 하지만, 저녁 7시를 기점으로 해서 식대 및 추가 수당이 붙습니다. 그리고 또 10시를 기준으로 추가 수당이 붙고, 12시를 넘어도 추가 수당이 붙는 특이한 급여 체계를 가지고 있더군요. 그래서, 이 시간대 직전을 기준으로 참가한 보조 출연자들을 많이 퇴근 시키기도 합니다. 그렇게 12시를 넘겨서 출연하시는 분들의 경우 많이 받는 분들은 끝까지 남아서 거의 10만원 가까이 받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처럼 추가 수당을 받는 일은 드물기 때문에 월급처럼 포함해서 계산하기에는 무리가 있죠. 그냥 가끔 받는 보너스 정도로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보조 출연 시스템은 어떤지 궁금해서 저도 조금 찾아보니, 하루 일당이 6만원 후반대가 지급되는군요.  또한 위와 같이 추가 수당을 적용하면 10만원대 중반까지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보조 출연자(엑스트라) 공급 회사의 구조

 

  한국예술의 경우, 지부 단위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이하게도 홀수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1지부, 3지부, 5지부, 7지부, 9지부 등으로 말이죠. 그리고, 일부러 구분해둔것 같지는 않은데, 지부마다 내부적으로 알려진 특색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5지부는 보조 출연보다 방송 촬영 보조 업무가 많고, 3지부의 경우는 잠깐 알바하려는 대학생들, 직장인, 특히 젊은 여성 보조 출연자가 많고, 7지부, 9지부 등은 알바가 아닌 거의 정규직에 가까운 보조 출연자분들이 많다는 거죠. 왜 짝수 단위의 지부는 없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입니다.

  앞 자리수의 지부의 경우 상대적으로 젊으면서 단기 알바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단기 알바는 대학생들이 가장 많고, 어떤 분들은 간호사나 의사처럼 다른 정규 직장이 있음에도 주말에만 알바로 한다고 하더군요. 반면에 뒷자리의 지부의 경우는 거의 생업처럼 종사하시는 분들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이 분들의 경우에는 촬영 건수만 있다면 한달 내내 출근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정규직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자리가 있으면 우선 배정되기도 하죠. 다만, 그런 특징 탓에 개인적인 업무로 쉬어야 될 경우에는 일반 회사 휴가처럼 1주일 전에 지부장에게 연락을 해두지 않았다가 뒤늦게 연락을 하거나 펑크를 낼 경우에는 한동안 일거리를 안 주는 등의 불이익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이분들에게는 알바가 아니라 직장인 셈이죠.

  사람들은 드라마를 볼 경우 주인공 위주로 보지만, 제 경우에는 아무래도 보조 출연하시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때 봤던 분들이 아직도 최근 드라마에 나오시는거 보면 반갑더군요. 스치듯 지나가시기 때문에 유심히 봐야 알아 볼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대부분 뒷자리 숫자의 지부 소속입니다.

 

  전체 보조 출연 관리는 각 지부장이 담당하고 있고, 최초 방문시 이력서 작성과 형식적인 간단한 면접 등을 합니다. 그리고, 출연 건수가 들어오면 지부장이 개별적으로 연락을 합니다. 요즘은 좀 바뀌어서 밴드나 카톡 등을 통해서 가능 여부를 물어보고, 가능하다고 하면 개별 연락을 취하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하는군요.

 

  지부장의 역할은 여기까지이고, 촬영 현장에서 실제로 담당하는 사람은 반장이라는 사람이 하고 있습니다. 반장은 드라마에 종속되어 그 드라마가 종영될때까지는 해당 드라마 보조 출연 관리 일체를 담당합니다. 다른 드라마와 중복으로 관리하지는 않습니다.

  현장에서 보조 출연자에 대한 반장의 권한은 막강하기 때문에, 반장에게 잘못 보이는 날에는 그 드라마에 출연할 생각은 안하는게 좋습니다. 반대로 반장과 친하게 지낼 경우에는 지부장의 권한과 별개로 그 드라마에 아무때나 꽂아주는 특혜를 받을 수도 있죠.

  다 그런건 아니지만, 이런 막강한 권한이 있다보니 출연하지도 않은 지인이나 가족을 슬쩍 껴놓고 일당을 챙기는 반장들도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기도 하더군요. 워낙 일이 힘들다면 힘들기 때문에 스태프 쪽이나 지부쪽에서 보너스 차원에서 묵인하는 걸로 보였습니다.

 

  반장도 사람이고, 많은 사람들을 다루는 위치이다 보니, 대부분 꽤 예민한 상태입니다. 인기 드라마의 경우는 촬영 일정이 빡세서 전 스태프는 물론이고 반장도 며칠간 집에 못들어가고 촬영하기도 해서 몰골이 말이 아닌적도 있습니다. 그런 업무적 특성 탓인지 현장에서 나이불문하고 보조 출연자에게 쌍욕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게다가 보조 출연하는 사람 중에서도 이상한 사람이 하도 많아서 그런 사람들을 상대하는 반장이란 직위가 불쌍해 보일때도 있죠.

 

  촬영 현장에서 보조 출연자에게 비치는 권력 순위를 보면, 메인 연출 -> 조연출 -> 반장 순인데요. 재밌는 점은 메인 연출의 경우 거의 보조 출연자의 존재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드라마 전개상 메인 연출이 단순히 어떤 인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 내용을 조연출에게 전달하고, 조연출은 반장을 통하거나 지부장에게 직접 연락해서 보조 출연자를 공급받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보조 출연자가 메인 연출자에게 가서 한국예술 소속이라고 소개를 하면 어리둥절해 하는 이유랍니다.

 

 보조 출연자(엑스트라) 하루 일과

 

  보조 출연자가 그날 방송 출연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1. 전날까지 지부장으로부터 출연 일정을 전달받습니다.

 

  이때, 사극이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출연하는 드라마 이름도 안 가르쳐줄때도 많습니다. 그냥 갈 장소와 시간, 그리고 준비물만 알려주는 정도죠. 보조 출연자가 해야할 준비물은 그때마다 다릅니다. 사극이나 시대물의 경우는 보조 출연자들이 해당 소품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방송국 소품차량이 동행하므로 맨 몸으로 가면 되지만, 현대극의 경우는 보통은 지부장이 '넥타이와 밝은 색의 정장과 구두를 준비해라', '운동복이 필요하다' 등을 요청하면, 그에 맞게 준비물을 갖고 가면 됩니다. 

  다만, 출연 횟수에 욕심이 있거나 좀 오래된 분들의 경우 아예 정장 한벌, 캐쥬얼 여러벌, 모자, 운동화 등을 준비하고다니는 분도 많습니다. 자신을 많이 변신시킬 수록 한번 더 출연시키거든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출연 욕심일 뿐이지, 하루에 여러번 나온다고 일당이 더 나오는건 아닙니다.

 

 2. 지정된 장소에 미리 알려준 시간에 맞춰 도착합니다.

 

  대부분의 약속장소와 시간은 방송국 지하에 위치한 로비에 새벽 6시까지 도착입니다. 지금은 상암동으로 바뀌었을지도 모르지만 MBC의 경우는 MBC 여의도 방송국 지하 로비, KBS 여의도 방송국 지하 로비가 가장 많이 집결하는 장소입니다. 

  가끔 일산MBC나 수원 KBS방송국에서 집결할 때도 있지만, 흔하지는 않은 일입니다. 사극의 경우는 경복궁에서 촬영하는 일이 많다보니 아예 경복궁으로 집결시키는 경우도 있더군요.

 

3. 반장에게 확인받고, 일지를 제출합니다.

 

  일정중에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일지라는 것은 일종의 출석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반장은 이 일지로 출연 여부를 확인하고, 결재를 받아서 일당을 지불하기 때문에 기껏 출연해 놓고 일지를 제출하는것을 까먹을 경우 그날 일당을 날릴 수도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반장의 횡령 비리의 경우도 가족들을 등장시키는게 아니라 이 일지를 하나둘씩 가족 인적사항을 넣어서 제출하는 방법입니다.

  이름이 일지라고 해서 일기같은 형태는 아니구요. 그냥 이름과 전화번호 등의 인적사항을 적은 영수증 크기의 간단한 양식입니다.

 

4. 촬영 장소로 이동합니다.

  방송국에서 준비한 차량으로 다같이 이동합니다. 인원이 많은 경우에는 보조 출연자만 따로 대형버스로 배차하고, 촬영 스태프는 별도의 차량으로 이동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보조출연자는 버스 뒤쪽에 몰려서 앉고, 앞에는 촬영 스태프가 앉고 같이 이동합니다. 그 앞뒤로는 촬영장비차량과 소품차량들이 같이 움직입니다.

  이동 장소는 보조 출연자는 모릅니다. 그냥 질질(?) 끌려다니는게 보통입니다. 심하면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당일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니면 이동없이 방송국 스튜디오 내에서 촬영하고 끝나기도 합니다.

 

5. 분장을 하고, 반장의 지시에 따라 촬영을 합니다.

 

  처음 지부장에게 지시받은 대로 소품을 챙겼으면, 해당 씬에 맞게 반장이 옷을 갈아입어두고 대기하라고 지시를 합니다. 사극이나 시대극의 경우, 방송국 분장팀에서 분장을 해주는 서비스를 누리기도 합니다. 사극 수염도 대충 붙이지 않고, 한가닥씩 꽤 정성들여 붙이더군요. 시대극의 경우는 김두한처럼 머리를 심한 올빽으로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대기하는 동안 출연 배우들도 구경하고, 촬영하는 장면 구경하는것도 재밌습니다. TV에서 보던 사람들을 눈앞에서 보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이때 대기 시간이 엄청나게 긴 편입니다. 보통 하루 일당의 근무 시간은 아침 6시부터 저녁 7시까지인데요. 제 경험으로는 저녁 7시까지 내내 대기하다가 막판에 5~10분 정도 촬영하고 끝난 적도 있습니다. 촬영 여건이 맞다면 오전에 해당 씬 촬영 끝나고, 조기 퇴근을 하거나, 7시전까지 내내 대기하면서 놀기도 합니다.

 

  보통은 하루에 촬영 씬으로는 3~4번 정도 들어가면 많이 들어가는것 같습니다. 아무리 잘 보이지 않는 보조 출연이지만, 같은 드라마에서 각각 다른 장소에 같은 사람이 보여지는건 어색하니까 같은 사람을 되도록 중복해서 넣지 않기 위해서죠. 그나마도 각각 조금이라도 의상이나 소품을 달리 해서 씬에 들어가도록 합니다.

  식사는 원정 촬영으로 인해 근처에 식당이 없을 경우에는 방송국에서 도시락을 준비해 줄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반장이 점심시간에 본인들이 알아서 먹고 오라고 합니다. 밑의 사진처럼 사극의 경우 수염을 붙이고 먹어야 하는데, 반찬과 수염을 같이 먹게 되더군요.

 

방송국에서 제공된 식사를 하는 사극 보조출연자들
사극 세트장에서 방송국 제공된 식사를 하는 보조출연자들

 

  그리고, 대기하는 장소는 언제든 반장의 호출에 응해야 되기 때문에 방송국 버스나, 근처 길바닥에 쪼그려 있던가, 방송국 구석에 거치적거리지 않게 옹기종기 모여있던가 해야 합니다. 한여름이나 한겨울에는 쪄죽거나 얼어죽기 십상입니다. 어디 맘편하게 카페에 들어가서 대기하던가 그러지는 못하는 편입니다.

  시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촬영장을 보면서 알수 있었는데요. 만약 여러분이 드라마에서 남녀가 실내 카페에 앉아서 각각 10마디의 대화를 나눈다고 하면 몇번을 찍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NG는 없다는 조건입니다. 답은 20번 이상입니다.  그리고, 이 20번이라는 답은 카메라를 제자리에서 20컷 을 촬영한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조명부터 카메라를 몽땅 옮기는 횟수입니다. 만약, 남녀가 한 화면에 들어가는 장면이 있다면 더 추가되는 셈이죠.

 

레스토랑 촬영씬. 주위의 조명, 카메라가 상대가 대사할때마다 위치를 바꾼다
레스토랑 촬영씬. 주위의 조명, 카메라가 상대가 대사할때마다 위치를 바꾼다

 

  보조 출연 하기전에 가지고 있던 생각으로는 한쪽으로 셋팅을 맞춰놓고, 배우가 10번을 끊어서 각각 대사를 하고 다시 반대편 배우에게 조명 등의 셋팅을 맞추고 10컷을 찍어서 편집으로 조합할꺼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대사의 흐름을 잃지 않기 위해서인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배우 한마디마다 모든 카메라와 조명 세팅을 다시 하면서 촬영을 하더군요. 그 많은 스태프가 한 대사마다 전원 반대로 자리를 옮기는 셈입니다. 그러니 오래 걸릴 수밖에요.

 

  또하나 재밌는 점은 보조 출연자의 역할인데요. 드라마상에서 보면 카페 안에서 배우들이 대사를 하고 있으면 그 뒷 배경으로 보조 출연자들이 앉아서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 등이 있는데, 사실은 자체 무음 처리입니다. 여기서 눈치없이 소리내면서 실제로 이야기하며 말소리가 들렸다가는 반장이 아니라 메인 연출에게 욕 바가지로 먹습니다. 그냥 말그대로 오디오에 방해되지 않게 입만 벙긋벙긋하고 있는 거랍니다. 그리고, 식당 같은 장면에서는 배우들 옆이나 뒷 테이블에 앉아서 맛있게 먹는 모습이 있는데, 이것들 역시 정말 조용히 먹는 척(?)만 하는 겁니다. 진짜로 배고프다고 우걱우걱 먹어댔다간 역시 욕 한바가지 먹습니다. 소품 먹는다고 말이죠. 

 

소리 내지 않고 뒤에 있는 보조출연자들
소리 내지 않고 뒤에 있는 보조출연자들

 

  보조 출연자는 대본이라는게 없습니다. 당연히 대사도 없는데, 연출쪽에서 간혹 애드립으로 야유나 비난 같은 단발적인 대사를 요구하는게 전부입니다. 몇 마디 대사가 있는 분들이 있는데, 이 분들은 보조 출연자가 아니라 연기 학원 수강생으로써 배우, 연기 지망생들입니다. 

  제가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보조 출연자로써 1만회 이상 출연하신 분이 계셨는데, 그동안의 정성이 통했는지 조연급으로 승격이 될 기회가 있었답니다. 즉, 짧긴 하지만 대본이 생긴거죠. 그런데, 1만회 이상 출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수십차례 NG를 내고서야 마칠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연기 교육을 받은 것과 받지 않은 것의 차이가 촬영 경험보다 훨씬 큰 모양입니다.

 

6. 촬영 시간에 따라 보조 출연자는 연장 근무를 하게 됩니다.

  이 부분 연장 근무를 하게 될때도 있고, 정규 시간에 끝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거치는 일과는 아닙니다. 대부분의 보조 출연자는 저녁 7시 이전까지 촬영이 끝나는 편인데, 보조 출연 입장에서는 7시가 넘어가면 저녁 식대와 초과 수당이 붙습니다. 심지어 7시 1분에 퇴근하게 되도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반장 입장에서는 7시 이전에 끝내려고 하고, 만약 넘게 되면 최소의 인원으로 밤 10시까지 끌고 갑니다. 10시 기준으로 초과시 수당이 또 붙기 때문이죠. 게다가 12시가 넘어가면 하루가 넘어가는 상황이라 또 초과 수당이 붙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엄청 많은 금액은 아닙니다만, 생계로 생각하는 분들의 경우 되도록 반장 눈에 들어서 초과수당 시간까지 채우려고 하더군요.

 

  사람에 따라서 일당이 적다고 하는 분도 있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시간 대비로는 일당이 적은 편이고, 에너지를 쓰는 노동력 대비로는 적당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7. 촬영 종료와 해산

 

  촬영이 7시 이전에 끝나게 되면, 출발 때와 마찬가지로 방송국 차량을 타고 방송국 앞에까지는 태워 줍니다. 사람이 많다보니 일일이 내려주진 않더군요. 홍대입구나 그런 도심에서는 현장 해산하기도 하구요. 제일 난감할때가 차가 끊긴 시간에 해산할때입니다. 그때는 뭐 알아서 가는 수밖에 없답니다. 택시비가 더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다음날 일정이 없으면 차라리 사우나 행을 택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8. 정산

 

  그날 촬영이 끝났다고, 바로 일당을 지급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누적했다가 25일이나 말일처럼 급여일에 일괄적으로 입금해줍니다.

 

 보조 출연자(엑스트라) 아르바이트 에피소드

 

  보조 출연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았는데요. 그중에 가장 기억나는건 유명한 사극의 한 촬영 장면입니다. 촬영 배경은 한밤중에 어린 아기를 안고 갈대밭 사이를 전력으로 도망가는 하인을 병졸들이 한손에는 창이나 검을 들고, 한손에는 횃불을 들고 쫓아가서 포위한다는 스토리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극을 만드는 연출자가 연출 현실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병졸 복장도 새로 다 맞췄을 뿐만 아니라, 옛날같았으면 종잇장처럼 휘어지던 창과 검을 진짜랑 비슷하게 만든 겁니다. 날만 안 갈았지만 진짜 무기로 써도 될 정도의 크기와 무게를 가진 창을 만든거죠. 그리고, 사용된 횃불은 드라마처럼 나무로 된게 아니라 철 파이프 끝에 솜뭉치를 철사로 감아서 촬영때마다 신나 통에 담궜다가 불을 붙이는 형태였는데, 신나가 손쪽으로 흘러내리기도 하고, 주변은 바짝 마른 갈대밭 천지라 횃불을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옆에 소방차가 한대 동원되어 있는걸 끝나고야 봤네요.

  이런 스토리를 촬영하기 위해서 간곳이 경북 문경의 강변 갈대밭이었습니다. 아마도 문경새재 인근이지 않았을까 싶지만,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희는 단지 질질(?) 끌려다녀서 어딘지 모른다는거... 문경이라는 표지판을 볼일이 있어서 알고 있을 뿐입니다.

  하여간 병졸 복장을 하고, 얼굴에는 수염 분장을 한채로, 한손에는 진짜에 가까운 창과 다른 손에는 철 파이프라 손이 시려운, 신나가 흘러내리는 불붙은 횃불을 들고 연출의 신호에 맞춰서 전력으로 소리지르며 달려가는데... 하아.. 아까 카페 카메라 횟수 말씀드렸죠? 마찬가집니다. 한번에 안 끝나고 계속 반복해서 돌아가며 촬영하다보니 처음에는 의욕넘치게 뛰어나가던 사람들의 발걸음이 지쳐서 슬슬 갈지자가 되어 가더군요. 이미 해 져서 어둡고 추운 밤중에 도대체 몇번을 뛰어갔다가 되돌아 왔다가를 반복했는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촬영이 잘 끝나고 나니 나름 보람은 있더라구요. 재미도 있었고 해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보조 출연을 하게 되면, 배우처럼은 아니지만 여러 신분으로 변신을 하게 됩니다. 의사가 된 적도 있고, 본의 아니게 지인으로부터 도촬 당했다고 걱정하는 전화를 받게 되는 파렴치한이 되기 하고, 병졸이 되기도 하며, 그냥 행인 1,2,3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그게 꽤 재밌더군요.

  돈보다는 시간 여유가 있으면서 방송국 경험을 쌓고 싶으신 분들은 한번쯤은 해보면 재밌을거라 추천하고픈 알바이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나는 몇개월간 토, 일 주말만 하겠다고 해도 됩니다. 회사에서 강요는 따로 하지 않으니까요.

 

  오늘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문득 기억나서 주저리 써봤는데, 재미 있으셨는지 모르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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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일상생활정보] - 귤 껍질, 음식물 쓰레기? 일반쓰레기?

 

귤 껍질, 음식물 쓰레기? 일반쓰레기?

귤이나 바나나 같은 과일을 먹으면서 생기는 귤 껍질과 바나나 껍질과 같은 쓰레기, 항상 음식물 쓰레기인지, 아니면 일반 쓰레기인지 헷갈리시지 않나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일반 쓰레기와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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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블로그] 구글애드센스 광고 추가로 넣기-3편(본문상·하단 각2개씩)

 

티스토리 블로그] 구글애드센스 광고 추가로 넣기-3편(본문상·하단 각2개씩)

앞의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대로 그동안 광고를 추가한 방법들을 여러편에 걸쳐서 공유할 예정이며, 이번 포스팅은 그 세번째로 구글애드센스 광고를 본문 상·하단에 좌우로 2개씩 넣는 방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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