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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야기/부동산 상식

계약갱신권 행사 후 바뀐 집주인, 실거주시 갱신 거절 가능?!

by 머니블루 2022.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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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정부에서 임대차3법의 하나로 세입자가 계약기간 2년에 추가로 2년을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갱신권을 도입한 것은 이제 누구나 아실텐데요. 집값과 더불어 전세가가 폭등하던 시기에 이 법은 임차인에게 안정적인 거주환경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환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의 헛점과 악용 등으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이번에 대법원에서 흥미로운 판결이 나와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집주인 실거주와 계약갱신권

 

 새 집주인의 계약갱신권 거부 소송

 

 소송의 개요

 

  일단, 이번 대법원 판결의 쟁점이 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임차인 B씨는 2019년 4월부터 2년간 임대차 계약을 맺어 아파트에 살고 있었습니다. B씨는 임대차 기간이 종료되기 전인 2020년 10월 16일 집주인 C씨에게 임대차계약 갱신을 요구했는데, 집이 A씨에게 팔려 2주 뒤인 10월 30일 소유권 이전 등기가 이뤄졌습니다. 새 집주인인 A씨는 갱신 거절이 가능한 기간인 같은 해 11월 실거주하겠다며 갱신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으나 임차인 B씨 측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퇴거를 거부해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소송의 쟁점

 

  임차인 B씨의 입장은 2020년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계약 갱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인데요. 개정법에 따르면 세입자는 임대차 기간 종료 6개월 또는 2개월 전에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만, 예외적인 상황으로 아파트 소유자인 임대인이 직접 거주하려는 목적이 있다면 계약 기간 종료 6개월 또는 2개월 전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데요. 이처럼 임차인 B씨가 이미 계약 갱신을 요구한 상황에서 임대인이 변경된 경우 새 임대인이 거절할 권리가 있는지 여부가 이 재판의 주요 쟁점인 것이죠.

 

 

 계약갱신권 거부 소송 원심 패소와 대법원의 판결

 

 원심의 입장과 패소

 

  이렇게 시작된 소송은 1심에서는 집주인 A씨의 손을 들어줬으나 2심은 "A씨는 B씨가 계약 갱신을 요구할 당시에는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지 않아 임대인 지위에 있지 않았고 P씨는 이미 아파트를 팔아 실거주할 수 없었다. 이럴 경우 A씨는 B씨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며 임차인 B씨의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이와같이 하급심에서는 이미 계약갱신을 요구한 상황에서 임대인이 변경된 경우 거절할 권리를 인정해야 하느냐를 두고 판단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대법원의 판단과 승소

 

  대법원은 이를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즉,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 이후 아파트 등기를 마친 새 집주인도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인 것이죠.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인정하는 동시에 집주인도 실거주 등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거절할 권리도 보장하고 있는데 이는 임대인의 재산권 또한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기 위해서이며, 이에 따라 계약갱신 거절권을 요구 당시의 임대인만으로 좁게 해석할 수 없고 새 임대인도 실거주할 의사가 있다면 이같은 권리를 가진다는 게 대법원이 내린 해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의 판결에 앞서 진행된 원심은 단순히 새 집주인인 A씨가 계약갱신을 거절할 권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실제 거주 의사가 있었는지, B씨에게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 요구를 거절한 사실이 있었는지는 심리하지 않고 판결했다는 것인데요. 이에 따라 대법원은 새 집주인 A씨가 세입자 B씨를 상대로 낸 주택 인도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내게 됩니다.

 


 

​  여기까지가 이번 대법원 판결의 내용입니다. 애당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임대차3법인데요. 이 번 판결은 2020년 이전 정부에 의해 신설된 계약갱신 요구권·거절권과 관련한 대법원의 첫 판결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큰 의미를 갖습니다.

  그동안 문제가 되었던 '임대인이 실거주할 목적이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 단서(제6조의3 제1항 제8호)에서 '임대인'을 갱신 요구 당시의 임대인으로만 제한해 해석할 수 없기에 종전 임대인과는 별도로 갱신 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대법원을 통해 명시한 것이므로 이 내용으로 제기됐던 많은 분쟁이 불식될 것으로 보이는군요. 다만, 갱신 거절권 행사 시점이 계약갱신 청구권 요구 및 거절이 가능한 계약만료 6개월에서 2개월 전이라는 조건은 만족해야겠죠.

  또다른 면으로는, 임대차3법이 임대인에게 항상 불리하고 임차인에게 유리했기 때문에 임대인이 집을 소유한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을'의 입장이 되었었는데 이 판결로 인해 일부이지만 임대인의 입장을 대변해 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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