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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개인정보 무단활용 차단"…카카오·네이버 영향은?

by 머니블루 2022.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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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 광고 장면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 광고 장면

 

  지난해 애플은 사용자에 대한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정책으로 사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 수집을 막기로 한 일명 '앱 추적 투명성'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는 애플의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타겟팅 광고를 수익원으로 하는 회사에 치명적인데요. 가장 피해를 본 회사로는 메타(구, 페이스북)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한때 주식이 폭락하기도 했었답니다.

 

  그런데, 이런 애플의 아이폰에 이어 구글의 안드로이드에서도 이용자가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개인정보가 제3자(광고회사)에게 넘어가는 행위가 원천 차단될 것으로 보입니다.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를 관리하는 구글이 모든 안드로이드 앱에서 사용 기록과 같은 개인정보 수집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새 개인정보 정책 방향을 내놨기 때문이죠.

 

구글 회사
구글 회사


  스마트폰 운영체제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70%로 애플 iOS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그만큼 개인 데이터를 토대로 하는 맞춤형 광고로 매출을 올려온 전 세계 기업들에 큰 파장이 예상되는데요. 이로인해 전 세계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제3자의 개인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광고가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반면 당사자들인 구글이나 애플은 광고시장 장악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16일(한국시간) 구글은 전 세계 주요 언론사를 대상으로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새로운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를 안드로이드에 확대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개인정보를 마구잡이로 수집해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맞춤형 광고를 웹(PC·인터넷)뿐만 아니라 모바일(스마트폰·앱)에서도 점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의미인데요. 

  구글은 지난해 웹상에서 임시로 만들어지는 개인정보 파일(쿠키)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추적 기술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개인정보 강화 정책을 밝혔는데, 이를 안드로이드로 확장한다고 못 박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구글은 "디지털 광고가 건강한 앱 생태계를 통해 이용자와 개발자, 기업에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도입 취지를 밝혔습니다. 구글이 새롭게 도입할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는 이용자의 데이터(쿠키·광고ID)를 제3자와 공유하는 것을 막는 것이 핵심입니다. 광고ID는 구글(안드로이드)·애플(iOS)이 휴대폰 단말기에 부여한 고윳값으로, 사용자의 모바일 앱 활동 기록을 담고 있는 것인데요. 그동안 디지털 광고업체들은 사용자 앱 활동 정보가 담긴 광고 ID를 획득해왔는데, 이마저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입니다. 광고주에게는 추적 기술에 기반한 타겟팅 광고를 더 이상 판매하지 않고 익명화된 집단을 단위로 광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죠. 

 

  당장 구글의 안드로이드 앱생태계 정책 변경은 세계 광고업계에 쓰나미급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플랫폼에서 맞춤형 광고로 수익을 올려온 메타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이는데, 메타는 매출의 95%를 온라인 광고에서 올리는 사실상의 광고 회사입니다. 메타는 이미 지난해 4월 애플이 사용기록의 공개 여부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을 내놓은 뒤 주가가 크게 하락한 바 있습니다.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정책이 디지털 광고 산업에 예상보다 더 큰 파장을 가져왔는데, 구글의 이번 조치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입니다.

 

디지털 광고시장과 스마트폰 운영체제 점유율
디지털 광고시장과 스마트폰 운영체제 점유율

 

  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은 연간 7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생활 침해 우려가 상당히 줄어들 전망이지만, 광고업체나 광고주는 '맞춤형 광고'의 판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할 처지에 처했습니다. 구글이 개인 데이터 확보 방식을 바꾸면 광고 타깃을 지금처럼 세분화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죠. 구글의 신규 솔루션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광고주 교육 등 구글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구글의 이번 조치가 되레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구글 의존도'를 심화시킬 것이란 염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 맞춤형 광고 시장 생태계를 쥐락펴락하는 구글이 새 정책 변경을 통해 안드로이드 앱생태계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키우게 될 것이라는 거죠.

  구글은 올해 말까지 이를 기반으로 한 프라이버시 샌드박스의 안드로이드용 베타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네이버와 카카오

 

  사실 이런 뉴스를 접했을때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구글 애드센스 광고를 게재하는 블로거 입장에서는 궁금해질 수 있는 부분인데요. 1차적으로는 애드센스 자체는 구글에서 하는 것이므로 큰 영향은 없어보입니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개인정보를 이용하는 카카오 애드핏이나 네이버 애드포스트 등은 어떨지 궁금한데요.

 

  아무래도 국내 스마트폰 70%가 삼성전자 휴대폰(안드로이드 기반)이어서 그동안 앱상에서의 맞춤형 광고를 할 때 구글이 배포해준 광고ID를 주로 활용했기 때문에 당연한 질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구글, 애플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에 의존하지 않고 제3자 쿠키가 필요 없이 5000만명 이상의 자체 회원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나 카카오는 이미 활용에 동의한 개인정보(제1자 쿠키)를 확보해놨기 때문에 이번 구글 조치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입니다. 오히려 광고시장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만큼 안심해도 될것으로 보이는군요.   

  다만 일각에선 구글이 쉽사리 광고ID를 없애지 못할 거란 관측도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공지능(AI)학계 전공자는 "광고ID를 대체할 새로운 광고방식의 효용성이 입증되지 않았기에 광고매출 비중이 높은 구글이 섣부르게 적용하기엔 위험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이날 제시카 마틴 구글 APAC프라이버스 총괄은 매일경제와의 화상인터뷰에서 "현재도 광고ID는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 개인이 설정란에 들어가 활용에 비동의할 수 있다"며 "2024년부터 차단이 예고된 웹(제3자 쿠키)과는 맥락이 다르다"며 광고ID를 단번에 없애진 않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용어 설명>

▷ 광고ID: 사용자의 모바일 앱 활동 기록. 스마트폰 앱에서는 구글(안드로이드)·애플(iOS)이 휴대폰 단말기에 부여한 고윳값으로 이를 통해 개인의 모바일 데이터가 제3자에게 넘어간다.

▷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구글이 안드로이드로 확대하는 광고 솔루션.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웹과 모바일 플랫폼상에 각각의 광고 기능은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쿠키나 광고ID 대신 이용자의 관심사를 350개 토픽으로 분류해 3주간 보관하는 토픽스 API 기술이 적용된다.

▷ 쿠키: 사용자가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 자동으로 생성되는 임시 파일. 쿠키에는 개인의 검색 내역, 상품 구매 내역 같은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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