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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러시아의 속내 그리고 실리

by 머니블루 2022.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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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두고,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러시아는 왜 무리하게 전쟁 상황을 만들고 있는 걸까? 단순히 가스 자원이나, 우크라이나 예속의 명분으로는 나 자신은 납득하기 힘들다. 전쟁이 발발하고, 압도적으로 승리한다면 모를까, 미국을 대상으로한 전쟁에서 그런 승리는 장담하기 힘들다는 것은 러시아가 모를리 없다. 설사 승리한다고 해도 국토가 피폐해지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인데 말이다.

 

  그런 와중에 아래의 기사를 보게 되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전진하려는 이유, 얼지 않는 항구(부동항)를 얻기 위해서라는 실리라면,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들도 납득할 만한 이유가 될 수 있을지 기사 원문을 옮겨 보았다.

 


땅부자 러시아가 계속해서 땅을 탐하는 이유


  러시아는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육지면적을 가진 대륙국가다. 러시아 영토는 1,713만㎢로 지구 전체 육지 면적의 11%에 해당한다. 이는 한반도 면적의 80배에 해당하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인 캐나다 면적(998만㎢)의 두 배에 달한다.

  현재 러시아 면적은 구(舊) 소련 면적에 비하면 크게 축소된 것이다. 과거에는 지금의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에스토니아 △그루지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몰도바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이 모두 자신들의 영토였다.

  이처럼 광활한 영토를 가진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역사를 돌아보면 러시아는 늘 보다 넓은 영토를 확보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해 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얼지 않는 '부동항(不凍港)'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이런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동항 찾아 헤맨 러시아


  러시아의 드넓은 영토 중에는 연중 출입이 가능한 부동항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러시아는 일년 내내 바다로 나갈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항해시대 이후 유럽의 여러 나라가 저마다 식민지를 구축하여 커다란 경제적 번영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켜만 보고 있어야 했다. 결국 러시아인들에게 얼지 않은 바다를 확보한다는 것은 국제적인 위상과 경제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선결되어야 할 문제인 것이다.

  러시아가 부동항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유럽 쪽 방향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부동항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겨울엔 항구가 때때로 어는 데다가, 발트해에서 대양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외레순 해협(Øresund), 스토레벨트 해협(Storebælt), 그리고 릴레벨트 해협(Lillebælt)이라는 좁은 해협을 통과해야만 하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영국과 발틱국가들의 견제 때문에 대양 진출 기반으로서는 여의치 않았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반대쪽 아시아로 눈을 돌린다. 1860년 베이징조약을 통해 태평양으로 나갈 수 있는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를 얻었다. 하지만 블라디보스토크 역시 외해의 결빙으로 완전한 부동항이 되지 못했다. 청일전쟁(1894~1895년)에서 승리한 일본이 차지하려 했던 랴오둥(遼東) 반도를 삼국간섭을 통해 저지하면서 잠시 동안 뤼순항을 지배했지만, 러일전쟁(1904~1905년)의 패배로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렇듯 러시아에는 얼지 않고 상시 운영 가능한 항구의 확보는 전쟁도 불사해야 하는 국운을 건 것이다.

 

 

 

크림반도 집착 이유도 부동항


  현재 러시아가 유럽 쪽에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부동항은 '칼리닌그라드'이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본토로부터 482km 떨어져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서유럽과의 최전선에 해당하는 셈이다.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면서 칼리닌그라드는 소련의 리투아니아 공화국 땅으로 편입됐다. 소련 해체 뒤에도 러시아 땅으로 남은 이유는 1990년 동서독 통일 과정에서 독일 정부가 소련 영토임을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즉, 소련은 동독과 서독의 통일을 허용해 주는 대가로 본인들은 유럽으로 나갈 수 있는 부동항을 영구적으로 확보한 것이다. 현재 소련이 사라진 뒤 발틱3국이 독립하면서 러시아와 직접적 육로 연결이 끊겨 섬과 같은 곳이 됐다.

섬 같은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의 위치와 주변국가
섬 같은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의 위치와 주변국가


  이처럼 러시아 본토와 떨어져 위치한 칼리닌그라드가 독립 혹은 분리에 대한 요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러시아 입장에서는 분리를 허락할 의향이 전혀 없다. 심지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변변한 프로축구단도 없는 칼리닌그라드에 월드컵 경기장을 지어 전 세계로 하여금 이곳이 러시아 영토임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집착하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이다.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연안에 자리 잡고 있고 동쪽으로는 좁은 해협을 사이로 러시아와 인접해 있는 지역이다. 크림반도는 서쪽에 세바스토폴이라고 하는 항구가 있는데, 세바스토폴은 러시아가 유럽으로 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이자 일년 내내 사용할 수 있는 부동항이다. 뿐만 아니라 지중해, 대서양, 인도양으로 접근해 유럽, 중동, 아프리카, 코카서스 지역에서 전략적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필수 군항이기도 하다.

세바스토폴 항구
세바스토폴 항구


  원래 세바스토폴 항구가 있는 크림반도는 1783년부터 1954년까지 러시아 영토였다. 그런데 1954년 당시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흐루쇼프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우크라이나에 크림반도를 편입시킨 것이다. 이후 1991년 소련이 갑작스럽게 붕괴되고 우크라이나가 독립하면서 크림반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넘어간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영토가 우크라이나로 넘어가면서 러시아는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나갈 수 있는 바닷길 하나를 잃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에 의외의 기회가 찾아왔다. 2013 11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유로마이단이라 불리는 친유럽 정책과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우크라이나 수도에서 일어났다.

  당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포괄적 FTA 추진을 전격 중단하고 친러시아 정책으로 돌아선 게 발단이었다. 시위대들은 EU와의 경제통합 추진,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퇴진, 수감된 티모센코(Yuliya Tymoshenko) 전 총리의 석방 등을 요구하였다.

  2013 11월 말부터 본격화된 반정부 시위는 12월 들어 점차 규모가 확대되고 과격해졌으며, 지역도 여타 도시로까지 확산되었다. 야누코비치 정부는 이에 대응해 2014년 1월 중순 ‘반시위법(Anti-Protest Law)’을 제정해 본격적으로 시위를 진압하였으며, 그 결과 사망자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의 비난과 압력이 점증되었고, 천러 성향의 정치지도자들과 친유럽 성향의 정치지도자들 간의 합의가 시도되었지만 좌초되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제2공용어 지위가 박탈되면서 잠재된 크림반도 분리주의자들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다.

  크림 자치공화국 내 친러 세력들은 2014년 2월 23일부터 임시정부의 합법성을 부정하면서 러시아군의 도움을 받아 크림 자치공 내 주요 정부 시설, 공항, 군 기지 등을 장악하기 시작하였다. 크림 자치공화국은 푸틴 대통령에게 정치·군사적 지원을 요청하였다. 러시아 의회도 푸틴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비상시 우크라이나에서의 군 작전권을 허용하였다. 크림 자치공화국 비상회의를 소집해 러시아로의 합병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여 러시아에 합병되기 이른다.

 

 

온난화로 해결된다면?...주목되는 러시아 행보


  1979년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것 역시 부동항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설명하는 분석가들도 많다.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확보한 이후 인접국인 파키스탄에 진출하고 최종적으로 아라비아해로 통하는 해로를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이상에서 열거한 바와 같이 현재 러시아가 확보한 부동항은 흑해 세바스토폴과 극동 지역의 블라디보스토크, 유럽지역의 칼리닌그라드뿐이다. 수세기 동안 노력해 얻은 부동항이 고작 3개라는 사실은 부동항 확보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숙원 사업은 지구온난화를 통해 손쉽게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해의 결빙해역이 줄어들면서 상황이 또다시 변했다. 북극해의 자연적인 개방은 러시아로서는 그동안 갈구했던 부동항을 다수 확보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 등의 서방 해양강국의 간섭받지 않는 국제해운항로를 확보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 통해 북극권에 묻혀있는 막대한 자원개발과 경제성장의 동력까지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얼어붙은 북극해 때문에 해양진출을 위해 수백 년간 대서양과 지중해, 태평양을 떠돌면서 부동항이라는 보물을 찾아 험난한 여정을 거쳐 온 러시아가, 기후변화로 전 세계 최고의 해양국가로 변화되어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출처 : 한국일보 (저 :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

 

 


  뭔가 그럴듯하지 않은가? 최대의 영토를 가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겨울에 이용할 수 없는 항로 개척 문제때문에 사시사철 이용할 수 있는 해로를 확보한다는 실리라면, 그래도 감수할 만한 전쟁같아 보이지 않는가? 최근 코로나로 인한 전세계의 해운 물동량의 급증으로 생긴 콘테이너선 부족 현상도 끼워 맞춰보면 시나리오는 더 그럴듯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건 대국의 횡포다. 힘없는 우크라이나 국민 뿐만 아니라, 명분없이 참전해서 희생하게 될 힘없는 국가의 청년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으며, 그 전쟁으로 인해 그들이 얻게 될 것은 무엇일까?

 

  이유가 어찌 됐건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무슨 짓을 하건 상관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 전쟁 임박 상황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이들이 흘릴 피가 러시아의 이득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이게 다 그냥 정치 쇼이길 바라며, 늘 그래왔듯 높으신 분들이 뒤에서 암묵의 거래를 하며, 잘 마무리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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